https://platformc.kr/2026/09/non-consensual-rape
동의 없는 성관계는 강간이다 | ‘비동의강간죄’를 지지해야 하는 이유
이제 질문을 바꿀 때가 됐다. 왜 피해자는 더 강하게 저항하지 않았는가가 아니라, 왜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았는데 성적 행위를 했는가.
2026년 09월 08일누군가 성관계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는데도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면 그것은 강간일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의 강간죄는 이 당연해 보이는 질문에 반드시 그렇다고 답하지 않는다.
현행 형법 제297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한다(국가법령정보센터, 형법 제297조). 강간죄에서 법이 우선적으로 묻는 것은 상대방이 성관계에 동의했는지가 아니라, 가해자가 폭행이나 협박을 했는지다.
물론 법원의 해석이 과거와 똑같은 것은 아니고, 폭행·협박이 없더라도 준강간이나 위력에 의한 간음 등 다른 범죄가 성립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 현실의 성폭력을 충분히 포괄하지 못한다. 준강간은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는지가 핵심 요건이 되는데, 사건 중간의 기억이 남아 있으면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다고 판단하고, 반대로 기억이 없으면 피해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는 식의 문제가 반복되어 왔다. 위력에 의한 간음 역시 적용 대상과 요건이 제한적이어서, 모든 비동의 성관계를 포괄할 수 있는 규정은 아니다.
결국 형법 제297조의 강간죄에서 ‘동의가 없었다’는 사실 자체는 여전히 구성요건이 아니다. 상대방이 원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여기에 더해 법이 요구하는 수준의 폭행이나 협박이 있었다는 점까지 입증해야 한다. 바로 이 강간죄의 구성요건이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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